'쥬라기' 유감(^^)

움직이는 공룡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기의 가치를 충분히 한 영화


1993년, 도감과 글 속에서만 보던 공룡들이 실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 그리고 (당시에는) 상당히 세련된 컴퓨터 그래픽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갔던 이 영화는 우리말에도 나름대로 흔적을 남겼습니다. 바로 '쥬라기'입니다.

옳은 말은 '쥐라기'(프랑스어 Jura紀)이고 그 이전 어떤 서적, 매체에서도 '쥬라기'라는 말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쥬라기'로 바뀌어서 스크린에 올랐습니다. 확실히 'ㅟ'보다는 'ㅠ'가 발음하기 편하고 보기에도 깔끔해 보입니다. 그리고 영화 제목을 고유명사로 인정한다면 영어식 발음을 따른 셈으로 할 수 있으니 사실 큰 문제도 아닙니다.

문제는 일상에서도 '쥬라기'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고 언론의 문자 매체에까지 등장했습니다.

이것이 처음은 아니겠지만 ZAKURER™님의 글을 읽은 직후라...



언어는 시대에 따라서 변합니다. 시대에 따라 생기거나 없어지는 말도 있고 있던 말도 철자, 발음 그리고 종종 원래 갖고 있던 뜻이 변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언어의 역사적 성격을 신뢰하다 못해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까지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가지 다른 원칙이 있습니다.

바로 언어의 사회성입니다. 즉, 언어가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함께 정해놓은 약속'의 성격을 지니는 이상 개인이나 소수가 바꿀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바꿀 수 있는 것은 사회 전반에 걸쳐서 그렇게 쓰고 있을 때 혹은 그렇게 쓰기로 할 때일 것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변화와 전파가 빨라진 말이 쉽게 문자매체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지만 적어도 표준어로 정해져 교과서와 국어사전을 비롯한 여러 문자 매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말이라면 아직 사회적 동의를 잃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적 책임이 있는 언론이라면 자신의 문자 매체에 '사회적 동의를 갖춘' 표준어를 사용해야겠지요.

발음하기 편한 쪽으로 변하는 것이 언어의 미덕이고 소리나는대로 적을 수 있는 것이 문자의 미덕이긴 합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유효한 법칙이 있고 그 법칙에 원칙적이고 보수적일 정도로 충실해야하는 것이 언론이라면 이것은 무언가 문제가 있는 일입니다.

지하수 관리 헛점…불소중독사태-기사 내용도 큰일이건만...



ps. 언어의 성격에 대한 그리고 언론에 대한 생각이 '사회적 동의'를 잃은 것이었다면 할 말 없지요 :-P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AvisRara | 2006/12/20 22:25 | 세상의 말들 | 트랙백 | 덧글(5)

트랙백 주소 : http://AvisRara.egloos.com/tb/288732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ZAKURER™ at 2006/12/21 00:59
사실 '쥬라기공원'으로 촉발된 '쥬라기' 같은 건 일본 영화잡지를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면서 퍼졌을 혐의가 짙죠. 그런 말이 한 두개도 아니지만.
그나마 과거엔 활자매체의 배포처가 언론/출판사로 제한되었고 절대수량 자체가 적었기에 교정을 통해 꽤 걸러졌는데, 현재는 인터넷으로 인해 통제불능 상태가 되면서 파괴현상이 심해지는 듯 합니다.
두고봐야겠죠.
Commented by ZAKURER™ at 2006/12/21 01:00
참, 연말인데 외지에서나마 따뜻한 연말연초 맞으시길.
따뜻한 이탈리아라 덜 하려나요? :-)
Commented by 상덕 at 2006/12/25 02:50
라디오 같은 것이겠지.
Commented by at 2007/01/02 10:57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도 건강한 한 해 되시길~~
Commented by AvisRara at 2007/01/27 19:39
>ZAKURER™ : 방금 '2월에 론칭할'이라는 표현을 봤습니다. '론칭'이 뭔지 잠시 고민했다는 점에서...OTL 춥기는 덜 춥지만 올해는 더 심하네요. 늦었으니 새해 인사는 설날에^^

>상덕 : 라디오는 다행히 영어도 아니고 더 쉬운 말이 표준어가 됐으니 다행.

>객 : 감사합니다. 다우니님도 건강히. 인사는 설날에 다시 드리지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