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2월 05일
건슬링거 걸

좋아하는 P90을 들고 있지만 ‘미소녀 액션물’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몇 년 전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건슬링거 걸’(Gunslinger Girl)이라는 애니메이션이 나와 여기저기에서 이야기 될 때, 보지 않았습니다. 이 애니에 관해 처음으로 접한 것은 바로 위의 그림이었는데 ‘총을 쏘는 여자 아이’를 공략 포인트로 삼은 것에 손이 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게 총을 쥐어 준다는 것 자체에 윤리적으로, 또 여성이라는 점(요즘 추세로는 남자라고 해도 여러 가지가 생기지만...-_-;;)을 세일즈 포인트로 잡았다는 부분이 거부감을 갖게 했던 것이지요(이래 뵈도(?) 꽤 건전한 가치관을 갖고 있다고...^^;).
저도 무기(武器) 따위를 보면서 ‘멋있다’고 느끼는 부류에 속하고-어떤 분 표현대로 ‘와~ 섹시~’까지는 아닙니다^^;- 소설 등과 같은 상상에 기반을 둔 창작물의 소재나 표현에 그다지 까다로운 편도 아니며 상업물인 이상 팔릴만한 요소를 내세우는 것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그때에는 다른 상황과 맞물려서 이 애니에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랬는데 최근에 우연히 저것의 만화책을 구해 보게 됐습니다. 처음 저 장면을 보았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 더 고약한 소재와 상황으로 상당히 잘 만들었더군요. 총과 여자아이라는 이미지 자체가 보여주듯이 통속적인 부조화(不調和)나 잃어버린 것과 매달리는 것에 대한 이해, 작가의 감정개입이 상당히 억제된 채 나열되는듯한 상황 등의 장치가 과장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만(사실 그 과장적인 부조화를 전면에 내세운 만화이기도 하고) 전체적으로는 재미있게 짜여있습니다. 한마디로 작가가 의도한대로 잘 걸려들며(그래서 좀 기분 나쁘기도 합니다만^^;) 재미있게 봤다는 말이지요.

감상은, 그다지 글재주도 없고 이미 여기저기 잘 나와 있으니, 이정도로 생략하고, 다만 여기서 끝내면 재미없으니 덤.
유럽어권에서는 같은 이름, 특히 사람(주로 성인)에게서 따온 이름이 각각의 언어에 따라 약간씩 다르게 쓰입니다. 한자(漢字)로 쓴 이름을 한·중·일에서 각각 자기 식대로 읽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까요? 거기에 애칭, 약칭, 성변화, 축소형 등이 더해지면 외국인으로서는 대체 원래 어디에서 왔는지조차 알 수 없는 이름이 되기도 합니다.
일단 장과 죠제(조제프의 약칭)는 프랑스식입니다. 자신이나 집안이 본래 다른 나라 출신이라든가 하는 등의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그렇게 쓰기도 합니다만 여하튼 이탈리아 이름은 아닙니다. 4권을 보면 죠제포라고 부르는 장면도 있는데 이건 번역상의 실수(일어->국어)거나 이탈리아식이라고 생각해서 남겨놓은 것 같습니다(그러나 이탈리아식이라면 주세페). 우리에게 익숙한 말로 바꾸면 요한과 요셉.

죠제 & 헨리에타
이탈리아 동네의 느낌이 좋아서^^ 자동차만 친퀘첸토면 딱 이겠지만
이탈리아 동네의 느낌이 좋아서^^ 자동차만 친퀘첸토면 딱 이겠지만
헨리에타는 좀 어려운데요. 일단 이탈리아어에서 ‘H’는 외국어 표기 외에는 거의 쓰지 않고 발음하지도 않기 때문에 헨리에타가 아니라 엔리에타가 되고 실제로 이 이름이 있습니다만 여기에서는 이탈리아 이름을 찾았다기보다 프랑스(영어?) 이름을 적당히 이탈리아식으로 바꾼 느낌이 강합니다. 엔리코(헨리, 앙리, 엔리케 모두 다른 언어의 같은 이름)에서 나온 여성 축소형 이름입니다. 익숙한 이름을 예로 든다면 줄리오(율리우스)->줄리아(여성)->줄리에타(줄리엣-작은 줄리아)와 같은 변천과정(?)입니다.
리코 역시 엔리코에서 나온 약칭으로 이 형제가 택한 이름이 모두 이렇다는 건 뭔가 의미심장할까요?
ps. 아는 사람에게 권해봤더니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재미없다고 하더군요. 저는 만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렇게 생각 안 했건 걸까요? OTL
ps2. 외국어 표기는 기본적으로 국어의 외국어 표기법을 따라, 책에 표기된 것은 그것을 따랐습니다.
# by | 2006/02/05 23:54 | 이런 저런 이야기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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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있더라구요~~
미연시를 열심히 한 사람이라면 건슬링거걸이 얼마나 상업적인 요소까지 갖췄는지 잘 아실 것 같아요...
그리고 엔리코에 대한 언급은 만화책을 좀 더 열심히 보셨으면 ㅋ
>ㅅㅍ : 포스팅 날자를 보시면 동생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 쓴 글이라는 것을 아셨을텐데... 게다가 그것에 대한 포스팅도 있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