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28일
챠오 소렐라(Ciao sorella) - 꺄오, 언니!!

여러 매체로 소개된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マリア樣が見てる)의 소설판 17권 혹은 같은 내용인 애니메이션판 OVA 5화의 제목은 '챠오 소렐라'(Ciao sorella:チャオソレッラ!)입니다. 주인공들이 이탈리아로 수학여행을 떠난 이야기인데, 아마도 작가의 이탈리아 여행 경험(마찬가지로 수학여행?)을 토대로 등장인물들의 사건들을 통해 소개하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 정도는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제목이기도 한 'Ciao, sorella!'인데 이게 좀... 우리에게 익숙한 영어로 옮기면 'Hi, sister!'입니다. 더도 덜도 말고 이 말 그대로죠. 그런데 유미가 사치코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ご機嫌よう, お姉さま'(안녕하세요, 언니)인데 일본어 그리고 이 소설(애니)의 분위기를 아시는 분은 저 인사말이 좀 잘못됐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일단 '안녕하세요', '평안하세요' 등으로 번역하는 'ご機嫌よう'는 일상에서 잘 쓰지 않는(다고 하는^^;) 격이 있는 인사말인데 이것을 허물없는 사이에서 격이 없이 사용하는 'ciao'로 옮기는 건 좀 아니겠지요. 그리고 'ciao'를 사용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에서는 보통('항상'은 아닙니다.) 이름을 부릅니다.
게다가 'sorella'. 이쪽은 좀 복잡한 게... 우선 유럽어권에서 우리의 '형', '언니' 식의 호칭으로 쓸 수 있는 말이 없습니다. 형이나 언니 같은 가까운 사이에서는 그냥 이름을 부르지요. 때문에 'ciao'와 어울리는 말은 '챠오, 사치코'(ciao, 祥子)가 됩니다만 이 쪽은 더 아니다 싶지요?^^
그럼 'sorella'는 언제 사용하냐면 '그녀는 제 언니(누나 혹은 여동생)입니다', '우리는 4자매예요', '언니(누나 혹은 여동생)가 있나요?', '인류는 모두 형제, 자매다' 같은 경우에 사용하고 호칭으로 쓰는 경우는 아주 예외적입니다. 비밀 결사 같은 곳에서 동지를 부를 때, 종교 단체에서 예외적으로 가까운 구성원을 부를 때, 구걸할 때(형제여 한푼만 주시오~ 인도 같은 곳에서 당해보셨을 수도...-_-;) 등입니다. 이 경우에도 친밀감을 표현하고 싶지만 이름을 모를 때(혹은 일부러 부르지 않을 때)에 주로 사용합니다.
오히려 마리미떼 안에서 같은 말이 나오는데 바로 '쇠르'(soeur)입니다. 이 말이 이탈리아어로 '소렐라'(sorella)고 뜻이나 사용하는 방법이 같습니다. 3인칭적인 표현으로 '그랑 쇠르'(grand soeur), '쁘띠 쇠르'(petit soeur)라고는 하지만 직접 상대방을 부를 때는 사용하지 않지요. 비슷한 예로 '건슬링거 걸'의 '프라텔로'(fratello)가 있고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때 '나의 프라텔로'라고는 쓸 수 있어도 직접 상대방을 부를 때 '프라텔로'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모든 하느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주로 천주교에서) 서로 '형제', '자매'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지만 이 경우에도 앞에서 말했듯이 대부분 처음 만나서 이름을 모를 때에 그렇게 부를 뿐더러 보통은 이름을 묻지요.(서구의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는 의외로 이 표현이 살아있습니다.) 이런 예외적인 경우에서도 예외에 속해 이 말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사용해서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처음 만나는) '수녀님'에게 입니다.
결국 이탈리아에서 '챠오, 소렐라!'는 수녀님에게나 쓰는 인사입니다. 뭐, 마리미떼가 원래 그렇다고 하면 그럴 수도 있지만 시즈카가 유미를 골려먹기 위해서 그렇게 알려줬다고 보이기도 하네요. :-)
ps. 해를 넘겨서 처음 쓴 글이 이쪽이라 좀...OTL
ps2. 덤. 어떤 분께서 이탈리아에 도착해서 공항에 써있는 'ciao'라는 말을 보고 입국심사에서 '꺄오'라고 인사했다는 슬픈 전설이...^^;
# by | 2008/04/28 23:59 | 트랙백 | 덧글(5)






